투자자산운용사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순탄하게 한 번에 합격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첫 시험에서 고배를 마신 뒤, 무엇을 바꿔서 재도전 끝에 합격에 이르렀는지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차 시험, 왜 떨어졌을까
돌이켜보면 1차 시험에서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막연한 자신감'이었습니다. 평소 투자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개념 자체는 낯설지 않았고, 기본서를 한 번 훑어본 뒤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결과는 근소한 차이로 과락에 가까운 점수였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계산문제를 너무 가볍게 봤습니다: 샤프비율, 젠센의 알파, 듀레이션 같은 계산형 개념들을 "이해했다"고만 생각했지, 실제로 손으로 여러 번 풀어보지는 않았습니다. 막상 시험장에서 숫자가 바뀌어 나오니 당황해서 시간을 지나치게 많이 썼습니다.
- 오답노트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모의고사를 풀고 채점만 하고 넘어갔을 뿐, 왜 틀렸는지 기록하고 복습하는 과정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시험장에서 또 틀렸습니다.
- 법규·윤리 과목을 과소평가했습니다: 계산문제가 많은 2과목 위주로 공부하다 보니, 암기 위주인 3과목(직무윤리·법규)은 벼락치기로 몰아서 봤는데, 실제 시험에서는 세부적인 문구 차이를 묻는 문제들이 많아 발목을 잡혔습니다.
무엇을 바꿨는가
재도전을 결심하고 나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1. 학습 순서를 바꿨습니다
1과목부터 순서대로 공부하던 방식에서, 개념이 서로 연결되는 2과목(투자운용·전략, 투자분석)을 먼저 공부하고, 이후 3과목(직무윤리·법규), 마지막으로 1과목(금융상품·세제) 순서로 바꿨습니다. 2과목의 기초 개념을 먼저 익혀두니, 이후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도 훨씬 수월하게 이해가 됐습니다.
2. 계산공식은 아예 암기하고, 지문형 문제에 시간을 더 투자했습니다
샤프비율, 트레이너비율, 듀레이션, 컨벡시티 같은 공식들은 이해에 그치지 않고 손에 완전히 익을 때까지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대신 지문이 긴 서술형 선택지 문제들은 처음부터 정독하며 개념의 뉘앙스 차이를 구분하는 연습에 시간을 더 썼습니다. "계산은 암기, 개념은 이해"라는 구분을 명확히 하고 나니 학습 효율이 눈에 띄게 올라갔습니다.
3. 오답노트를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틀린 문제를 별도 노트에 옮겨 적고, 왜 틀렸는지(단순 실수인지, 개념을 몰랐는지, 헷갈리는 유사 개념이 있었는지) 한 줄씩 기록했습니다. 시험 직전에는 새로운 문제를 더 푸는 대신, 이 오답노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훑어보는 데 집중했습니다.
4. 3과목(직무윤리·법규)에 투자하는 시간을 늘렸습니다
암기 과목이라고 얕봤던 것이 1차 실패의 원인 중 하나였기에, 재도전에서는 3과목에도 2과목만큼의 시간을 배분했습니다. 특히 자본시장법 관련 조문들은 단순 암기보다 "왜 이런 규제가 필요한가"라는 맥락을 함께 이해하니 암기 부담이 훨씬 줄었습니다.
재도전 결과
이렇게 방식을 바꾸고 나서, 두 번째 시험에서는 전 과목 고르게 안정적인 점수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1차 때 발목을 잡았던 3과목 점수가 가장 크게 올랐고, 계산문제에서도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풀 수 있었습니다.
재도전을 준비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
떨어진 뒤에 가장 중요한 것은 '왜 떨어졌는지'를 냉정하게 분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운이 나빴다"고 넘기기보다, 과목별 점수와 틀린 문제 유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다음 시험에서 무엇을 바꿔야 할지가 명확해집니다. 저 역시 그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학습 전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혹시 지금 재도전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낙담하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학습 방식 자체를 점검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저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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