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후기나 공부법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애초에 왜 투자자산운용사를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증권사 마케팅 업무를 하며 느낀 갈증

증권사에서 블로그와 콘텐츠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면서, 매일같이 금융 관련 글을 쓰고 다듬는 일을 해왔습니다. 처음에는 필요한 정보를 찾아서 재구성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펀드 성과를 소개하는 글을 쓸 때, 단순히 "수익률이 얼마였다"는 숫자만 나열하는 것과 "이 수익률이 벤치마크 대비 어떤 의미를 갖는지, 위험 대비 효율적인 성과였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글이 됩니다. 후자처럼 쓰고 싶었지만, 정작 제 지식으로는 그 차이를 정확히 짚어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운용팀이나 리서치팀 담당자에게 매번 물어보며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도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이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

결정적인 계기는 사내 세미나에서였습니다. 운용역들이 발표하는 자리에서 샤프비율이니 듀레이션이니 하는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오가는데, 저 혼자 그 흐름을 온전히 따라가지 못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회사가 다루는 상품과 전략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포장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부끄러움이 들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자격증 취득 자체가 목표라기보다, 이 업계에서 통용되는 언어를 제대로 익히자"는 마음으로 투자자산운용사 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마케팅 직무라 실무상 반드시 필요한 자격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스스로에게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막상 시작하려니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평소 투자에 관심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시험 범위를 보니 생각보다 훨씬 방대했습니다. 특히 계산이 포함된 개념들(위험조정성과지표, 듀레이션 등)은 처음 접했을 때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마케팅 업무를 하며 이미 어느 정도 익숙했던 용어들(펀드, ETF, 리츠 같은 기본적인 상품 개념)이 있었던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처음부터 배우는 것보다는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에서 자주 접했던 용어와 시험 범위가 겹치는 부분을 발견할 때마다, "아, 이래서 이 개념이 중요했구나"라는 걸 새삼 깨닫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공부하며 달라진 것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콘텐츠를 쓸 때의 자신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운용팀의 설명을 그대로 옮겨 적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왜 이 지표가 중요한지, 어떤 맥락에서 이 전략이 의미가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풀어낼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결과 콘텐츠의 깊이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또한 업계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예전보다 훨씬 자신 있게 질문하고 논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몰라서 대충 넘어가던 부분들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업무에 대한 흥미도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꼭 운용 직무가 아니더라도, 금융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저처럼 "내가 다루는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하는 순간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럴 때 투자자산운용사 공부는 실무 자격 요건을 채우는 것을 넘어, 스스로에게 확신을 더해주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돌아보면 투자자산운용사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내가 만드는 콘텐츠에 부끄럽지 않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이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공부를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그 작은 계기 하나로도 충분히 시작할 이유가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